산 자의 의무
로르테마르 테론, 실바나스 윈드러너
저 멀리 수평선 너머로 오그리마의 뾰족탑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자 로르테마르 테론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숱한 전장을 겪어온 그에게도 강철과 화약으로 무장한 오그리마의 중압감은 이미 잊은 줄로만 알았던 죽음이라는 단어를 끌어내기엔 충분했다.
뾰족탑에 꿰인 채 싸늘하게 식어가는 자신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손이 떨려온다. 로르테마르는 뱃고물에 앉기로 한 과거의 자신에게 감사를 보냈다. 이 배에 오른 호드를 대표하는 역전의 용사들이 전투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그들의 지휘관이 두려움에 벌벌 떠는 꼴을 보면 뭐라고 생각하겠는가? 어쩌면, 눈치 빠른 이들은 벌써 알아차렸을지도 모른다.
로르테마르는 늘 죽음을 받아들일 각오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순찰대의 긍지를 가진 이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다. 동족을 위한 명예로운 죽……